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전학 후 친구 관계로 힘들어했던 시간, 그리고 부모로서 제가 했던 시행착오와 깨달음을 정리했습니다.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신 부모님이라면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안녕하세요. 규담라이프랩입니다.
아이를 키우다 보면 공부보다 더 어려운 문제가 있습니다. 바로 친구 관계입니다. 저희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6학년이고, 사춘기가 시작된 시기와 겹치면서 전학으로 새로운 환경과 친구들의 텃세, 관계 형성에 굉장히 힘들어하였습니다.
해결해 주고 싶었지만 결국 제가 할 수 있었던 것은 들어주고, 기다려주고, 믿어주는 일이었습니다.
오늘은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의 친구 관계로 힘들어하던 모습을 보며 부모로서 제가 했던 일, 그리고 하지 말았어야 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목차
- 친구 문제는 부모 마음도 함께 무너뜨립니다
- 제가 처음에 했던 실수
- 해결책보다 먼저, 들어주기
- 친구를 강요하지 않기
- 대신 해결해주지 않고 기다려주기
- 지금도 친구 문제는 진행 중입니다
- 부모가 해줄 수 있었던 것은
1. 친구 문제는 부모 마음도 함께 무너뜨립니다
전학 후 아이는 학교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습니다.
"오늘 어땠어?"라고 물어보면 "그냥.", "학교 가기 싫어.", "너무 힘들어.", "기 빨려." 같은 짧은 대답만 돌아왔습니다.
처음에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하지만 어느 날 아침, 등교를 준비하며 아이가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점심시간에는 친구들과 함께 급식을 먹지만 밥을 빨리 먹고 혼자 교실로 올라와 책을 읽는다고 했습니다. 친구들 틈에 있는 것보다 혼자 있는 것이 편하다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또 쉬는 시간에는 몇몇 친구들이 자꾸 장난을 걸어오고,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도 계속 말을 시키거나 물건을 가져가며 놀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저는 담임선생님께 말씀드려 보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이미 여러 번 이야기해 보았고, 그때마다 주의를 주는 정도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하교 후 동생을 기다리던 아이가 들려준 이야기에 저는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습니다.
신발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몇몇 아이들이 장난삼아 침을 뱉으며 옷에 묻히려고 했고, 아이는 큰 소리로 "하지 마!"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아이가 그 순간 얼마나 당황스럽고 속상했을지 생각하니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무엇보다 힘들었던 것은 아이가 겪은 일을 이야기하면서도 크게 화를 내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마치 그런 일들이 반복되면서 혼자 참고 견디는 것이 익숙해진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 이야기를 듣는 순간, 저는 아이가 학교에서 얼마나 외롭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지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부모라면 누구나 아이의 상처를 대신 막아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아이 곁을 24시간 지켜줄 수 없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깨달았습니다. 친구 문제는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 부모의 마음도 함께 무너뜨리는 일이라는 것을요.

2. 제가 처음에 했던 실수
솔직히 말하면 처음에는 아이의 마음을 이해하기보다 해결책부터 찾으려고 했습니다.
"친구들이 다가오면 너무 피하지 말고 같이 어울려 보면 어떨까?" "친구들이랑 맛있는 것도 사 먹고, 작은 선물이라도 주면서 친해지면 안 될까?"
저는 이런 말들을 했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부모로서 딱히 해줄 수 있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이겨내라고 응원하고, 해결 방법을 알려주려고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말들이 아이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히려 아이는 이미 충분히 힘든 상황에서 더 큰 부담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왜 나는 엄마가 말한 것처럼 잘하지 못할까?" "왜 나는 친구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할까?"
아이 스스로를 더 힘들게 만들었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 역시 낯선 사람들 사이에 들어가면 긴장합니다. 새로운 모임에 가면 어색하고, 먼저 말을 거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새로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그런 마음을 알면서도 초등학생 아이에게는 쉽게 친구들과 어울리라고 말하고 있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아이는 새로운 학교, 새로운 친구들, 새로운 환경 속에서 매일 용기를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때 제가 아이에게 해주어야 했던 것은 조언이 아니었습니다.
"친구들이랑 잘 지내야 해."라는 말보다 "많이 힘들었겠다.", "엄마라도 속상했을 것 같아.", "그래도 오늘 학교 다녀오느라 수고했어."라는 말이 먼저였어야 했습니다.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해결책보다 공감이었습니다.

3. 해결책보다 먼저, 들어주기
어느 날부터 저는 문제를 해결하려고만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대신 아이의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친구 이야기를 하면 중간에 끊지 않았고, 누가 잘못했는지 판단하려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아이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들어주려고 했습니다.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엄마라도 마음이 아플 것 같아."
처음에는 이런 말들이 무슨 도움이 될까 싶었습니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저 역시 힘든 일이 있을 때 누군가가 제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를 받았던 것 같습니다.
아이도 마찬가지였을 것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자신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 집에 돌아오면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엄마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아이에게는 큰 힘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아이에게 한 가지를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엄마는 언제나 네 편이야." "힘든 일이 있으면 혼자 참지 말고 꼭 이야기해 줘."
그리고 친구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무조건 참고만 있으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누군가가 나를 괴롭히거나 싫은 행동을 한다면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하지 마.", "싫어.", "그만해."
이 말을 상대방이 들을 수 있도록 분명하게 이야기하라고 했습니다.
처음에는 작은 목소리로 말하던 아이도 점점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하루아침에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에게 상처 주는 행동을 하는 친구들 때문에 스스로를 작게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오히려 그런 경험을 통해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고, 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아이는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고, 저 역시 아이의 편에서 끝까지 함께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되었습니다.

4. 친구를 강요하지 않기
부모는 아이가 친구를 많이 사귀기를 바랍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은 친구의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과 알고 지내는 것보다 진심으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 한 명이 더 소중할 때가 많았습니다.
전학 전만 해도 저희 아이는 친구를 좋아하고 밖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습니다. 그런데 전학 후에는 점점 달라졌습니다.
주말에도 밖에 나가기보다 집에 있고 싶어 했고, 친구들과 노는 것이 재미없다기보다 힘들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되었습니다.
'이러다가 더 혼자 지내는 건 아닐까?' '친구를 사귀지 못하면 어떡하지?'
부모로서 불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밖에 나가 친구들과 놀라고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친구들이랑 놀아야지.", "가끔은 먼저 연락도 해봐.", "친구도 많이 사귀어야 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저는 한 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저는 아이가 친구가 없다는 사실에만 집중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아이는 친구가 없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아이는 자연스럽게 도서관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고, 공부를 하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뛰어노는 대신 공부만 하는 모습이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그 공간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 맞추지 않아도 되고, 비교당하지도 않고, 온전히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그곳에서 아이는 공부하는 습관을 만들었고, 목표를 세우는 법을 배웠고, 자신의 꿈에 대해 생각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적도 조금씩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가장 기뻤던 것은 성적이 아니라 아이가 스스로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친구를 억지로 만들게 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이 어디인지,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고 있는지를 함께 살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부모가 해야 할 일은 아이를 다른 아이들의 모습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아이만의 속도와 방법을 이해하고 응원해 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 관계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아이가 자기 자신을 잃어가면서까지 친구를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
때로는 아이가 편안함을 느끼는 공간을 인정해 주고, 그 안에서 스스로 성장할 수 있도록 믿어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습니다.

5. 대신 해결해주지 않고 기다려주기
부모는 아이가 힘들어하면 당장이라도 대신 해결해 주고 싶어집니다. 정말 무엇보다도 그렇습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아이가 친구 관계로 힘들어할 때 저희 아버지는 직접 학교에 가서 해결해 주셨습니다. 저 역시 여러 번 학교에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문득 제 어린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저희 아버지도 제가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나서서 해결해 주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결국 학교를 다니는 사람은 저였습니다.
친구들과 매일 마주쳐야 하는 사람도 저였고, 그 관계 속에서 적응하고 성장해야 하는 사람도 저였습니다.
아이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부모가 잠시 대신 해결해 줄 수는 있어도, 결국 학교생활을 해나가는 것은 아이 자신의 몫이었습니다.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기다린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 당장이라도 달려가 해결해 주고 싶었고, 속은 타들어 갔습니다.
그래도 저는 조금씩 기다리는 연습을 했습니다.
힘든 일이 생길 때마다 바로 해결책을 주기보다 먼저 물어보았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해?" "다음에는 어떻게 해보고 싶어?" "엄마가 도와줄 일이 있을까?"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는 조금씩 자기만의 방식으로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친구 관계가 완벽하게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지금도 속상한 일이 생기고 고민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학교에 다니기 시작했을 때와 비교하면 훨씬 단단해졌습니다.
어느 날은 집에 오자마자 신나게 이야기했습니다.
"엄마, 오늘 발표 잘해서 선생님께 칭찬받았어!" "과자 선물도 받아서 친구들 나눠줬어."
또 어느 날은 웃으며 이런 이야기를 하더군요.
"엄마, 그 친구가 또 나를 째려보길래 '왜 그렇게 봐?' 했더니 안 봤다고 하더라? 하하."
그 이야기를 들으며 저도 웃었지만, 사실은 마음 한편이 뭉클했습니다.
예전 같았으면 상처받고 혼자 끙끙 앓았을 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스스로 자신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기다려 준다는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언제든 기대어 쉴 수 있는 사람이 되어 주면서도, 아이가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믿어주는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걱정이 많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부모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고, 생각보다 더 잘 성장해 나간다는 것을요.

6. 지금도 친구 문제는 진행 중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지금도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닙니다.
아이는 여전히 친구 때문에 속상해하는 날이 있습니다.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눈물을 보일 때도 있고, "왜 나한테만 그러는 것 같지?"라며 고민을 털어놓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부모인 저 역시 마음이 무너집니다.
아이가 아프면 대신 아파해 줄 수 없듯이, 친구 관계에서 받는 상처도 대신 받아줄 수 없다는 사실이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예전과 다른 점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힘든 일이 생기면 혼자 끙끙 앓고 자신을 탓하던 아이가 이제는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싫은 행동에는 "하지 마."라고 말할 줄 알게 되었고, 속상한 일이 있으면 가족에게 이야기하며 도움을 요청할 줄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힘든 일이 생겨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겼습니다.
어느 날 아이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엄마, 오늘도 조금 속상한 일이 있었는데 괜찮아."
그 말을 듣는데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예전 같으면 그 일 하나 때문에 며칠 동안 힘들어했을 아이가 이제는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만으로도 큰 성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친구 관계는 어른이 되어서도 어려운 문제입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좋은 사람도 만나고, 상처를 주는 사람도 만나게 됩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문제를 피하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자신을 지키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우리 아이의 이야기는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를 믿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아이는 자신만의 속도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믿습니다.
7. 부모가 해줄 수 있었던 것은
돌이켜보면 제가 해줄 수 있었던 것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친구를 만들어 줄 수도 없었고 학교생활을 대신해 줄 수도 없었습니다.
다만 아이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이를 믿어주고, 기다려줄 수는 있었습니다.
부모는 아이 앞의 돌을 모두 치워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이가 돌을 넘을 수 있도록 옆에서 응원해 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정리하면, 제가 시행착오를 거치며 배운 것은 이 세 가지였습니다.
- 해결책보다 공감이 먼저다
- 친구는 숫자가 아니라 깊이의 문제다
- 부모가 대신 해줄 수 없는 몫은 기다려주는 것이 최선이다
혹시 지금 친구 관계로 힘들어하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고 계신 부모님이 있다면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아이는 생각보다 강합니다. 그리고 부모의 믿음은 생각보다 큰 힘이 됩니다.
오늘도 아이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모든 부모님들을 응원합니다.
혹시 지금 친구 관계로 고민하는 아이를 둔 부모님이 계신다면, 오늘 하루만큼은 해결책보다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실제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아이의 친구 관계 문제로 고민이 깊으시다면 학교 상담교사나 Wee클래스 , 교육부 등 전문 상담 기관의 도움을 함께 받아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 아이가 힘들어할 때 부모도 함께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저 역시 비슷한 경험을 하며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아래 글에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아이와 함께 했던 저의 이야기들을 정리해 두었습니다.